배치 과정 전반 들춰 미ㆍ중에 ‘사드 외교’ 지렛대로


朴정부 사드 배치 문제점 부각


국방개혁 발판 다질 목적도









사드의 핵심장비인 X-밴드 레이더가 26일 오전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경북 성주 골프장으로 유유히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과정을 강하게 질책하며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은 단순히 발사대 4기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에서 이뤄진 사드 배치 과정 전반을 겨냥한 성격이 짙다.



박근혜정부 안보 라인에 대한 문책과 동시에 사드 배치의 절차적 문제점을 부각시켜 향후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사드 외교’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를 놓고 국방부가 한없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국면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은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4월 26일 성주 골프장으로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가 반입되는 과정에서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 미군은 당시 오산기지에 있던 레이더를 성주로 이동하면서, 부산항 8부두에 도착한 발사대 4기도 고속도로를 통해 야밤에 성주 방향으로 옮겼다.(본보 4월 26일자 3면 단독 보도) 사드 1개 포대를 구성하는 발사대 6기 중 2기는 앞서 3월 6일 C-17 수송기 편으로 오산기지로 반입됐다. 미군은 4월 26일 아침 경찰 8,000여명의 지원을 받아 주민 반발을 차단하면서 발사대 2기와 레이더를 성주 골프장으로 반입했고, 나머지 발사대 4기는 성주 인근 왜관의 미군 기지 캠프 캐럴에 보관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대선 직전에 이뤄진 추가 반입과 성주 배치 경위가 새 정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임자인 김관진 실장으로부터 사드 배치와 관련해 넘겨 받은 자료가 없어 문 대통령에게 사실상 아무 것도 보고하지 못했다”며 “이에 문 대통령이 격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선 직전 마지막으로 열린 2일 TV토론회에서 당일자 본보 기사(정부, 사드 비용 작년 말 통보 받았다)를 인용하며 “사드 배치 과정을 제대로 짚어봐야 한다”며 사드 배치 전반에 대한 조사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발사대 4기 반입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는 결국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주도로 이뤄진 사드 배치 결정 전반에 대한 조사를 위한 포석인 셈이다. 아울러 국방부의 보고 누락을 강하게 질책함으로써 박근혜정부 안보라인에 대한 문책과 함께 국방 개혁의 발판을 다지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는 내달 한미 정상회담과 대중관계를 염두에 둔 고도의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사드 비용 10억 달러를 요구하고, 중국은 사드 배치 자체에 반발하는 상황에서 국내 배치 절차의 부당성을 전면에 내세워 사드 배치의 속도를 조절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줄곧 강조한 전략적 모호성의 일환인 셈이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사드는 미중 양국을 직접 상대하기에 불리한 게임”라며 “국내의 절차적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사드 배치의 해법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1-13 11: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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