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후퇴 무릅쓰고 출구전략 짜준 국정기획위


국정기획위 “고위공직자 소모적 논란 없애겠다”


문재인 표 ‘5대 인사 원칙’ 현실 적용 고육지책


그러나 검증 기준 완화 불가피, 공약 후퇴 논란


김진표 “한번 맞을 매는 맞고, 정리하고 가겠다”


野 “국정기획위가 왜 총대를 메냐” 여전히 반발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현판식 직후 첫 번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기획분과 윤호중 분과위원장, 김태년 부위원장, 김진표 위원장, 홍남기 부위원장, 김성주 전문위원 단장. 류효진 기자




국정기획자문위가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5대 인사 원칙’을 대체할 새로운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데 대해 공약 후퇴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세분화된 기준을 마련하는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현실 적합성”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검증 기준은 기존 공약보다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국정기획위 김진표 위원장은 서울 금융감독원연수원 브리핑에서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안을 마련하는 배경에 대해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소중한 인사들이 소진됐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며 현실적합성에 맞는 인선 기준을 이유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들 관련 소모적 논란은 빨리 없애야 한다”며 “민심을 받들어 국정을 운영할 좋은 인재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만들어보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위원장의 발언은 ‘병역 면탈, 부동산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 임용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5대 인사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가당착에 빠진 청와대의 출구전략을 짜기 위해 국정기획위가 총대를 멨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세분화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검증 잣대를 한결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권은 비리의 심각성과 반복성, 의도성 등 항목을 나눠 따져보자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정기획위는 새 정부의 첫 조각과 인선 작업에 “국정기획위 논의가 참고될 수 있다”고 밝혀 장관 인선에 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장 김 위원장은 “지금 50~70대 후보자들은 그 시절의 도덕성으로는 전혀 문제가 안된 일들이 지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언급으로, 국민 여론전에 나섰다. 시대별로 용인되는 도덕적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더니, 이제 와서 기준을 고치겠다는 것은 이중적 태도 아니냐는 지적에 “그렇다고 언제까지 계속 이런 악순환을 반복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여기서 일단 한번 맞을 매를 맞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자는 얘기”라고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자신이 제시한 원칙을 어긴 인사를 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왜 국정기획위가 나서냐”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1-13 11: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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